소개
성북동비둘기의 뉴욕 데뷔작인 '메디아 온 미디어'는 고대 그리스 비극 '메디아'를 현대 미디어에 대한 통찰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토크쇼, 액션 영화, 디즈니 만화, 인스타그램 요가 수업 등 파격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신체적 표현과 터무니없는 유머 속에 지적이고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연은 한국어로 진행되며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김현탁 연출이 이끄는 성북동비둘기 극단은 잘 알려진 고전 작품과 현대 한국 드라마의 텍스트를 자유롭게 해체하고 재창조하며, 현대 사회 문제를 녹여낸다. 작품의 소재와 주제에 따라 춤 연극, 멜로드라마 영화, 신체 연극 등 다양한 스타일을 활용하고, 대부분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포함한다.
'메디아 온 미디어'는 궁극적으로 메디아의 비극이 우리가 매일 소환하고 즐기는 괴물인 미디어에 의해 초래된 것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미디어란 폭력과 외설에 탐닉하면서 진리와 선을 숨기고 조롱하며 특정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모든 수단을 말한다. 미디어는 반복되는 이미지와 소리를 통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왜곡된 판단과 선택의 명분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메디아가 살인에 다가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현대의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했을지에 집중한다. 그 역할을 다양한 채널로 구성하여 관객에게 스튜디오 버전 TV 프로그램처럼 제시한다. '메디아 온 미디어'는 미디어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메디아의 범죄에 연루되어 있음을 주장하며, 미디어와 사회의 조화로운 공존을 권장한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메디아는 남편 이아손을 따라 가족을 배신하지만, 그가 크레온의 딸 글로체와 결혼하기 위해 메디아를 버리자 복수를 결심한다. '메디아 온 미디어'는 원작의 장면들을 우리 시대의 가장 보편적인 미디어인 텔레비전으로 가져온다. 이아손과 메디아의 싸움은 텔레비전 토크쇼에서 벌어지고, 크레온이 메디아를 추방하는 장면은 멜로드라마로 변하며, 간호사의 탄식은 다큐멘터리 형태로, 아이게우스의 보호 약속은 성인 채널의 즐거움으로 표현된다. 일시적인 장면들, 시끄러운 소음, 반복되는 선정적 이미지들은 관객들에게 공허한 웃음과 관심을 유발하여, 살인이라는 사건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익명의 베일 뒤에 있는 합창단처럼, 관객은 죄책감이나 후회 없이 모든 것에 가담한다.
리뷰
"메디아의 극단적인 분노는 생생하고, 현대의 미디어에 지나치게 포위된 시대에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는 듯 느껴진다. 김현탁이 각색한 이 고전 연극은 한 사람이 우리 같은 매체를 통해 어떻게 괴물과 희생자로 변모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괴물-희생자가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미디어 스타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 극단은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 경계를 훌륭하게 타고 있다. 연기는 컸고 때로 혼란스러웠지만, 그 혼란은 통제된 혼돈이었다."
— 일라리아 쿠톨로, 프론트 로 센터